실베스타 스탤론이 람보로 돌아오다.
실베스타 스탤론을 아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록키와 오늘 리뷰할 람보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실베스타 스탤론이 출연한 영화들을 떠올리면서, 록키가 아닌 람보를 첫 리뷰로 선택한 것은 아마도 어릴 적 람보를 보고 난 후 전해졌던 전율과 기억이 더 크게 남았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는 여자가 나오지 않는다. 정확히 얘기하면, 길거리를 걷는 행인 정도는 나오지만, 대사를 하는 배우는 모두 남자만 나온다. 그러기에 이 영화가 주는 느낌은 진짜 남자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영화라고 생각하면 너무 올드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그 당시 어린 나에게는 뇌리에 강한 느낌을 남긴 영화였다. 누구를 괴롭히지도 않았고,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았던 전쟁영웅이 친구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곳에서 어처구니없이 겪게 되는 불이익과 학대를 통쾌하게 되갚아주는 스토리는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쾌감이라 할 것이다.
록키라는 영화로 무명에서 단번에 슈퍼스타가 된 실베스타 스탤론은 람보를 통해 다시 최고의 배우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당시로서 베트남 전쟁에 대한 메시지를 새롭게 보여줌으로써, 참전용사들뿐 아니라 많은 남자들에게 공감을 얻어 전쟁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영화 람보는 원작이 데이비드 모렐의 퍼스트 블러드를 영화화했기에, 람보 퍼스트 블러드 또는 퍼스트 블러드로 포스터가 제작되기도 했다. 감독은 테드 코체프이고, 출연은 실베스타 스탤론, 리처드 크레나, 브라이언 데니히, 빌 맥키니, 잭 스타렛 등이다. 영화는 제작비 1,500만 달러에 1억 2,500만 달러를 벌어들여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이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엔딩곡(It's a Long Road)도 애절함을 주는 명곡으로 불린다.
전쟁영웅에서 낙오자 취급받는 냉혹한 현실과 싸우다.
존 람보는 베트남 전쟁에서 훈장까지 받은 전쟁영웅으로 그린베레 출신이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미국은 그를 그다지 반기지 않는 분위기였다. 존 람보는 옛 전우를 만나기 위해 워싱턴 주의 작은 마을을 방문하게 된다. 하지만, 옛 전우는 고엽제 후유증으로 사망한 후였다.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람보는 심란한 마음으로 마을에서 식사나 하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보안관 윌 티즐(브라이언 데니히)을 만나게 된다. 보안관은 유독 외지인에게 적대적이었고, 야전상의차림의 존 람보에게 마을에서 사라지라고 강요하며, 순찰차로 마을 외곽에 무작정 내려줘 버린다. 하지만, 존 람보는 길을 잃게 되고, 비까지 내리는 상황에서 다시 마을로 향하게 된다. 보안관은 돌아온 존 람보를 체포하여 경찰서로 연행하게 된다. 그리고, 강압적인 수사로 존 람보를 위협하게 된다. 존 람보는 그러한 과정에서 전쟁터에서의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본능적으로 그들에게 저항하게 된다. 그러자, 폭력적인 부 보안관 아서 갤트(잭 스타렛)는 존 람보에게 물대포와 구타 등 고문을 가한다. 그리고, 경찰들이 람보에게 면도를 하려고 면도칼을 들이대자, 베트남 전쟁에서 고문을 당하던 기억이 스쳐 지나가며 본능적으로 경찰들을 공격하고 경찰서를 탈출하여 인근 야산으로 도피하게 된다.
경찰들은 야산으로 수색에 나가게 되고, 쫓기던 람보는 절벽에 매달리게 된다. 헬기로 탐색 중이던 부 보안관 아서 갤트는 람보를 발견하고, 죽이려고 총을 쏘아댄다. 이에 람보는 살기 위해 헬기에 돌을 던지게 되고, 돌에 맞은 헬기가 흔들리는 과정에서 아서 갤트는 떨어져 죽게 된다. 부 보안관의 죽음을 본 보안관 윌 티즐은 더욱 분노에 차서 람보를 잡는데 혈안이 된다. 하지만, 더 혹독한 전쟁터에서도 살아남은 람보는 추적해 오는 경찰들을 각종 부비트랩과 전투기술로 한 명 한 명 부상을 입힌다. 경찰들을 죽이지 않고 부상만 입힌 이유는 전쟁 후유증으로 미친 것이 아닌 억울한 자신에 대한 변론이자 배려였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해지자, 주 경찰과 주 방위군까지 오게 된다. 그 과정에서 존 람보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되고, 그가 베트남 참전용사이자, 명예훈장까지 받은 그린베레 출신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다시 상관이었던 사무엘 트라우트만(리처드 크래나) 대령까지 소환하게 된다. 람보를 회유해 보라는 보안관의 말에 트라우트만 대령은 반대로 숲에서는 아무도 람보를 이길 수 없으니 포기하라고 조언한다. 이에 또다시 분노한 보안관 윌 티즐은 대령에게 당신은 누구 편이냐며 화를 낸다. 부 보안관이 가지고 있던 총과 무전기를 통해 경찰들의 무전을 듣던 람보에게 대령은 자수를 권유하게 되고, 람보는 그들이 먼저 공격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하고 무전을 끊고 만다. 대령의 설득이 실패하자, 방위군은 공격의 수위를 더 높여 람보를 향해 로켓포까지 발사하게 된다. 람보는 다행히 탄광 안으로 피신해서 겨우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방위군은 람보가 죽었다고 판단하고 상황을 종료하려 했지만, 차량 탈취사건으로 람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람보는 자신을 보안관과의 단판을 위해 마을로 진입하게 되고, 주유소와 변압기를 파괴하여 마을을 암흑으로 만들게 된다. 두려움을 느낀 보안관은 소총을 들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람보를 죽이려 하지만, 람보도 상황을 파악하고 기관총을 발사하여, 보안관의 다리를 맞춰 쓰러뜨린다. 그리고, 람보는 보안관에게 총을 겨누게 되고, 끝까지 발악하는 보안관을 총으로 죽이려 한다. 그때 트라우트만 대령이 나타나 다시 람보를 설득하게 된다.
전쟁이 만든 트라우마와 공포는 누구의 책임인 것인가?
대령이 람보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베트남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고, 전장에서 자신의 동료들이 처참하게 죽어갔던 모습들과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귀국길에서 참전군인들을 살인마로 취급했던 상황, 그리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결과는 주유소 일자리 하나 얻을 수도 없는 비참한 현실들을 대령에게 울먹이며 얘기하게 된다. 결국 람보는 항복하면서 영화는 끝이 나게 된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 대한 시대상황과 명분은 다를 수 있겠지만, 전쟁은 그 누구에게도 아픔만을 남기는 결과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이번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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